우리나라 국민의 약점 중 하나가 유난히 라이벌 의식이 강하고 협동정신이 약하여 도급으로 일을 하면 빠르고 잘하는데 '같이 하라' 하면 능률이나 효율이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협동하면 배가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므로 협동심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지나친 편 가르기는 함께 파멸을 가져오게 된다. 우리나라의 편 가르기의 문화는 어려서부터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또는 "엄마 밉지?" 라는 물음으로 잠재의식 속에서 배우며 자라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좁은 땅덩어리에 몇 개씩 나라가 세워지고 땅따먹기 하면서 생겨난 유전적 요소로 500년 조선왕조 시대는 당파와 파벌로 인재는 사라지고, 백성들의 삶은 뒷전으로 밀리고, 끝내는 일제 치하 35년여 동안 나라를 잃게 되고 말았다. 해방이 되자 남한과 북한이 이념 대결로 분열되더니 드디어 민족 상쟁의 비극으로 60년이 지나도록 상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 나라가 온통 남과 북, 동서, 좌우, 노사, 혈연, 지연, 학연 등 망국적 편 가르기 병을 못 고치고 '대한민국호'가 서서히 침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다면 교회 내에서 성도들 간 편 가르기는 안전지대라 할 수 있을까?
신약성경 고전 1장10~17절에도 편 가르기 교인이 등장한다.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스도파 등등으로 자기들의 소속과 열정을 어느 파에 속해서 움직이려고 할 때에,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심은 오직 복음을 전케 하심이니 말의 지혜로 아니함은..." 즉, 철학적 지식이나 세상의 지혜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듣기에 거북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무식한 말일지라도 복음만을 전하자고 말한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하는 일에 당파 짓는 것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연합할 것을 권면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10절)고 한다.
오직 성도는 주님의 이름으로 교회에 모여 천국을 준비하며 구원 얻을 자를 향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누구의 제자가 되고, 누구의 줄에 서고, 누구를 내 마음에 더 드는 자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직 주님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배우며 듣고 깨우쳐 몸소 실천하므로 세상에서는 빛이 되고 그리스도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날까지 하나 되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동역자들이 되어야 한다. 자기의 맘에 든다고 데려다가 편을 만들고 내가 도와주었으니까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식의 표현은 지극히 비성경적이고 이단적인 발상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억울하고 괴로워도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자신을 살리고,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상대방을 견주고 경쟁하기 위해 편 가르기 하는 습관을 버리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편 가르기를 하는 곳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벙어리를 고처주심을 시기하는 바리새인을 책망하셨다. 마태복음 12장 25절에 "스스로 분쟁하는 나라마다 황폐하여질 것이요 스스로 분쟁하는 동네나 집마다 서지 못하리라"는 말씀을 통하여 시기 질투로 편 가르기나 분쟁하지 말 것을 분명히 경고하셨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까지 놀이를 하여도 편을 갈라 승자의 기쁨을 누리고 패자의 애통함을 보는 것에 즐거워 할 수는 있었지만 패자에 대한 위로와 보듬음엔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높고 낮음을 자로 재려하지 말고 서로의 부족함을 위로하고 사랑하며 나눔을 베푼다면 좋은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구약성경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민족에게 항상 '네 편이 되어 줄 것이라'고 여러 번 약속하셨다. 영원토록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믿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