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총장 선출 이사회 또 무산
감신대, 총장 선출 이사회 또 무산
  • 채수빈
  • 승인 2017.07.0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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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공석 사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감리교신학대학교 이사회가 7월 4일 총장 선출을 위해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이사회는 무산됐다.


이날 이사회에는 전명구 감독이 전라도 선교 일정으로 불참하고, 안정균 이사와 송윤면 이사가 왔다가 돌아갔으며, 최헌영, 최희천, 김정석, 최이우 등 ‘9인 이사회’ 측도 모두 불참했다.


총장 선출을 위해 모인 이사들은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피해다니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사회를 여는 과정도 정확한 장소를 공개하지 않고, 회의 장소를 서울 코엑스 인터커티넨탈호텔 연회장으로만 공지 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취재진과 학생들 50여 명은 이사들을 찾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회의 장소는 확인돼지 않았고 이사들은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김두범, 김진두, 이환진 후보의 공개 발표회를 인터넷 생중계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더욱이 공개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생중계를 예고했지만, 후보 개개인의 소개 영상만이 올라왔을 뿐이었다. 


한편, 이사회가 고용한 것으로 보이는 몇몇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이 경호원들이 지난 6월 20일 이사회에서도 보았던 사람들이며 참석한 이사들을 호텔 내의 어떤 장소로 안내하기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학생들이 이 경호원들을 따라 5층의 한 연회장까지 몰려갔다가 호텔 측으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4년 이사장과 이사회에 대한 인사 비리 논란으로 시작된 이후 연이은 인사 비리 논란으로 이사회에 대한 불신은 극에 치달렸다. 이사회가 학교 구성원들 간의 갈등의 골은 박종천 전 총장 후임 선출을 놓고 더욱 격화됐고, 이사회는 지난해 5월부터 총장 선출 작업에 들어갔지만, 총장 후보 추천 문제를 놓고, 이사회가 반반으로 갈라지기도 했다. 


급기야 학생들은 지난달 이규학 이사장 퇴진과 총장 직선제 등을 촉구하며, 학생과 동문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총장 선출은 1년 넘게 공석이고, 총장 후보군도 세 번 씩이나 변경됐다. 다음 달 6일이면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돼 최악의 경우 관선 이사 파송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다음은 감신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회가 7월 3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감신 총동문회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

 

“에스라가 하나님의 성전 앞에 엎드려 울며 기도하여 죄를 자복할 때에 많은 백성이 크게 통곡하매 이스라엘 중에서 백성의 남녀와 어린아이의 큰 무리가 그 앞에 모인지라(에스라10:1)

 

사랑하는 모교 감신을 위하여 학사 에스라처럼 통곡하는 마음으로 고합니다.

그동안 감신동문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감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감신 총동문회의 위임을 받아 감신의 회복과 화합을 위해 출범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적인 권한이 부여된 기관이 아니기에 학원 정상화를 위해 중재하는 일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이사들이 모교 감신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 학원을 정상화하고 총장선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백방으로 중재의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감신은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으며 비대위가 출범하던 당시보다 지금 학생들과 동문들은 더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사장을 선출하고 총장을 선출하는 일이 긴 시간의 행정공백을 타개하고 감신의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중재하였는데, 더 큰 문제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첫째, 현 이사들은 학내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고 재임을 위한 마음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이사회는 그동안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선용하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누구보다 감신을 위해 노력하며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고민도 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골이 깊어만 가는 현재의 감신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통감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모든 동문들이 공감하는 방법으로, 공감하는 때에 총장을 선출하고 이사를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감신의 현 상황은 어떻게 하든 총장만 선출하면 된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총장 선출을 통하여 감신공동체가 소통하고 회복되어야 합니다. 총장 선출을 통해 감신이 새 희망을 품어야 합니다. 총장 선출을 통해 감신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할 책임이 이사장과 이사진에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대위가 처음 출범하며 주장한 것처럼 총장 선출이 학생과 교수 동문들이 공감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셋째, 감신총동문회가 공식적으로 파송한 이사를 이사로 인준하시기 바랍니다.


감리교 신학대학교 총동문회 회칙 제5장 17조에 의하면 “본회는 직전회장과 현직회장을 모교의 이사로 파송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감신 총동문회가 파송한 현직 동문회장 남문희 목사를 감신이사로 조속히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넷째, 교수들은 하나됨과 성실한 연구 활동을 위해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감신의 문제가 교수들의 분열에서 시작되었음을 깊이 인식하고 형식적인 하나됨을 넘어 진정한 통합의 길을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또한 감신의 영성과 학문성이 심각히 추락하였음을 인식하여 성실한 연구와 가르침에 매진 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7, 7, 3(월)

감리교 신학대학 총동문회 비상대책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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