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북자 보호활동가 목사들 석방하라”
“중국, 탈북자 보호활동가 목사들 석방하라”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7.03.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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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한·중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탈북민을 돕던 선교사 2명이 중국 당국에 붙잡혀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온성도·이병기 목사 석방 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는 즉각 자국민의 구금 상황을 파악하고 외교적 대응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 가족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영사 조력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교부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그동안 구금된 두 목사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정확한 상황을 알리는 것이 좋다고 판단, 억류된 경위와 상황을 공개했다.


온성도 목사는 2월 18일 아내 이나옥 씨와 쌍둥이 딸들과 산둥성 칭다오(靑島)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대기하다 함께 붙잡혔다. 가족들은 1주일 간 조사 후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왔다.


작년 은퇴 후 지인들 방문차 중국에 갔던 이병기 목사도 아내와 중국을 방문했다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한 호텔에서 체크아웃 도중 붙잡혀 호텔에 감금됐으며, 아내만 1주일 후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다. 온성도·이병기 목사는 랴오닝(遼寧)성 간수소로 옮겨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의 아내 김경옥 씨는 “딸을 통해 몇 번이나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영사들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남편이 이송된 뒤 영사들에게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탄했다.


두 목회자의 가족들은 또 영사관의 실수로 변호사 선임이 일주일 이상 지연됐다고도 주장했다.


온성도 목사의 아내 이나옥 씨는 "탈북민 돕기는 한국인으로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남편과 저는 중국에서 붙잡히면 무조건 북송되는 탈북민들의 인권 상황,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빠져나온 중국에서도 얼마나 비참하게 사는지 늘 가슴이 아팠다. 저희는 함께 잡혀 있던 6일 동안에도 함께 있던 탈북민들을 붙잡지 말아달라고 매일 사정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를 향해서는 "국제협약에 따르면 난민들은 강제송환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는데, 남편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인도주의적으로 그들을 돕다가 체포됐다"며 "중국 어느 법에 저촉됐는지도 모르고, 비행기를 타다가 체포된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데, 왜 영사들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남편이 잡힌 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한국 정부를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저는 그러나 정부를 믿고 싶다. 외교부와 영사들은 국민들의 인권을 위해 일해 달라”고 호소했다.


북한인권증진센터 이한별 소장은 “대한민국 영사관이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이런 결과까지는 없었을 것”이라며 “영사관의 실수로 변호사 선임이 늦었는데도 석방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 인도주의적 처분을 요청하는 것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연초 공식 발표로 해외 선교사들이 불법행위를 금지하고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할 것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난민에 관한 경우, 국제협약에 따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한국인으로서 탈북자들을 돌보는 것은 국제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인도적이고 양심적인 행위”라며 △주중 선양 부총영사 퇴진 △두 목사의 신변확인과 외교적 대응 강화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석방 노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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