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과 한교연을 현 상태로 둔 제4의 연합단체?
한기총과 한교연을 현 상태로 둔 제4의 연합단체?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6.12.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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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연합단체 한국교회의 분열을 더욱 야기 할 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이하 한교연)의 연합기구 통합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기총과 한교연을 현 상태로 둔 채 제3의 연합단체를 구성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아침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모임을 갖은 '한국교회 연합추진위원회'(위원장 이종승 목사, 이하 추진위)는 조만간 다시 모여 향후 통합 기구의 가칭을 비롯해 조직과 정관 등을 검토하여 성탄절 전에 일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통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추진위가 구체적인 통합의 그림을 그리고는 있지만 한교연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12월 5일에 열린 추진위 모임에도 조일래 대표회장 등 한교연 측 핵심 위원들은 불참했다. 일부 한교연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선 (한기총과의) 통합이 어렵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국교회를 위한 거시적인 연합과 진정성 있는 소통의 연합이 돼야 하는데, 기본권을 무시한 막연한 통합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연합하자’는 추진위와 ‘연합을 꼭 해야 하는가’의 한교연이 평행선을 달리는 원인은 통합이라는 개념을 서도 다르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교연의 분열로 세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이하 한기총)가 갖는 역사와 정통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한기총은 교회협과 더불어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한국교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수, 복음주의적 세력을 대변하는 정통성을 가진 단체였다. 한교연은 한기총의 분열세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는 있지만, 지난 수년간 한기총의 내부적 분란으로 와해되고, 표류하는 동안 한교연은 중도보수세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다. 또한, 아직은 한기총만큼의 인지도는 아니지만, 예장통합을 앞세워, 한기총과 견줄 만큼의 한교연은 대내외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한교연이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서의 대표성은 아직 부족하다. 한기총은 현재 분열되어 거의 중소 교단만 남아있는 상태지만 한국기독교 대표 연합기관으로서 그 역사와 전통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교연은 한기총에서 탈퇴해서 결성한 단체이므로 아무리 대형 교단이 속해 있다고 해도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유독 한교연만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한교연이 “왜 당사자인 우리를 배제한 채 통합을 추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한교연이 통합의 중심에 있고자 하지만 중심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교연은 자신들이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통합 논의의 시발점은 한기총과 한교연이다. 지난해 양병희 목사가 한교연 대표회장을 역임하던 당시, 두 단체의 대표회장들이 공개적으로 통합을 희망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국교회 교단장협의회' 가 그 과정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이후 추진위가 발족하면서는 현재는 한기총-한교연 통합보다 '한국교회의 연합'이라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썬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가능성은 절대 쉽지 않다. 추진위가 통합 단체의 가칭과 정관 등을 검토하여 한기총과 한교연, 그리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잇는 또 다른 연합기관 출범을 가시화시키려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기총 관계자는 만약 한기총과 한교연을 그대로 둔 채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새로운 연합단체를 구성한다면 주요 7개 교단을 앞세워 제3의 단체를 만들어 한국교회의 완전한 대표성을 갖겠다는 것인데 이는 어불성설이며, 그저 한기총에서 분열된 한교연과 같은 또 다른 연합단체에 불과한 한국교회의 분열을 더욱 야기 할 뿐이라는 것이다.


고작 열흘 남짓도 남지 않은 성탄절 전에 모든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연합추진위가 과연 한국교회의 진정한 통합을 끌어낼지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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