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교연 통합 사실상 불가능?
한기총, 한교연 통합 사실상 불가능?
  • 채수빈
  • 승인 2016.12.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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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기관의 입장이 서로 반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통합이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교계의 관심이 쏠려지고 있다. 


두 교단의 통합이 4년 만에 이뤄지는 듯했으나 결국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지난 11월 16일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추진위)가 “11월 30일까지의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재표명까지 했다. 하지만, 다음날 17일 한교연 측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통합을 계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본래 하나였으나, 2011년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둘러싼 금권 선거 논란으로 이듬해 3월 한교연이 창립하면서 둘로 분열됐다.


분열 이후 한기총과 한교연은 각각 보수 개신교계를 대변하는 단체로 자임해 왔으며, 개신교계에서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홍재철 대표회장 시절 완전히 갈라졌던 두 단체는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된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조만간 통합될 것처럼 예상됐지만, 한교연이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발 뒤로 물러서며 통합 논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두 기관의 통합을 끌어내기 위해 지난 7월에는 합동, 통합, 기감, 대신, 기성, 기하성, 기침 등 주요 7개 교단이 나서 ‘한기총과한교연통합협의회’를 구성하고,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까지 내놓았다.


7.7 정관 당시로의 회귀를 골자로 한 계획에는 이후 대표회장 선출 체제와 사무 인력 개편에 대한 전반적 사안까지 담았다. 그러나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계획할만한 어떠한 권한도 이들에겐 없다.


그러므로 한교연에서는 이들의 노력은 통합을 위한 협력자일 뿐, 주도할 수는 없다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당사자가 아닌 제3자들의 통합 논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기총이나 한교연은 통합에 대해 어떤 입장에 있는가? 한기총의 입장을 보면 일단 선 통합을 한 후에 나머지 문제를 조율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교연은 반대로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교연이 문제로 삼는 부분은 ‘이단 문제’이다. 한기총이 두 차례의 검증 절차를 거쳐 다락방 류광수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밝힌 내용이다.


홍재철 대표회장 시절에 1차 검증을 했고, 이후 또다시 잡음이 생기자 이영훈 목사가 새롭게 대표회장에 취임하고 다시 한번 검증을 진행했다.


두 차례의 검증 절차를 거쳐 “이단성 없다”고 결의한 내용을 한기총이 통합을 위해 뒤집는다면, 한국교회 대표기관으로 결의한 한기총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것은 뻔하다.


한교연이 ‘이단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통합을 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는 것은 사실상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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