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현 목사] 이웃에게 본이 되는 사람
[김고현 목사] 이웃에게 본이 되는 사람
  • 채수빈
  • 승인 2022.03.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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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현 목사(한교연 총무협 회장)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시편 1장1절).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그려 문제작을 발표소설가 박경리(朴景利, 1926~2008)는 “인색함은 검약이 아니다. 또한 후함도 낭비가 아니다 인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낭비하지만, 후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는 준열하게 검약한다”고 했다.

뛰어난 장사 수완으로 청나라 최고의 거상이 된 호설암(1823~1885)은, 평소에 인품도 훌륭했지만, 그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단호한 훈계로 유명하며, 그는 항상 “다음 투자시에는 반드시 시장을 잘 분석해 자금을 경솔하게 투입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한다. 어느 날 한 상인이 호설암 집에 방문했다. 그런데 상인의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상인은 최근 사업이 기울어 목돈이 급히 필요했기에 가지고 있는 자산을 아주 낮은 가격으로 호설암에게 넘기려 했다.

호설암은 상인에게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호설암은 상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상인의 재산을 헐값이 아닌 시장 가격으로 매입하겠다고 했다. 너무 놀라 휘둥그레진 상인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설암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잠시 당신 자산을 보관 할 뿐이오. 당신이 이번 난관을 잘 넘겨서 나중에 다시 매입하시오. 다만 원가만 받기는 좀 뭣하니 아주 약간의 이자만 받도록 하겠소.”

상인은 호설암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고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호설암의 직원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아 물었다.

“대인 어른, 다른 <사람>들에겐 호되게 훈계 하시면서 정작 자신의 수익은 왜 신경쓰지 않으신지요, 입에 들어온 고기도 삼키지 않습니까?”

그러자 호설암이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나에게 이번 일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다. 한 집안을 구하는 일이었고, 친구를 사귀는 일이었으며 상인으로서 양심에 부끄럼 없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누구라도 비 오는 날 우산(雨傘)이 없을 수 있는데 위급(危急)할 때 타인을 도와준 <사람>은 나중에 똑같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 고려시대 추적(1246~1317)이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 명구를 엮어서 1305년에 만든 아동학습서인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작은 부자는 근면함에서 나오고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

거상 호설암이 큰 부자가 된 것은 <사람>으로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원칙은 법의 범위를 벗어난 검은 돈을 경계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이익을 탈취하지 않으려 했다. 신의와 양심을 저버리면서까지 돈을 벌려고는 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항상 정도를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탐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주변의 이웃들에게 본이 되는 사명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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