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들에게까지 퍼진 '동성애 옹호 문화'
신학생들에게까지 퍼진 '동성애 옹호 문화'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6.02.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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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감리교 목회자와 신학생 및 평신도들이 감리교 성소수자 차별 입법 및 서명운동 반대를 위한 가면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일보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일반 대학뿐 아니라 신학대에서도 동성애 옹호문화가 번지고 있어 교단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성소수자 탄압 장정을 반대하는 감리교 신학생 및 전도사 모임’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감리회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교의 동성애자 탄압 조항 입법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지난달 주요 교단 가운데 처음으로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에 동성애를 찬성·동조하는 목회자를 징계하는 조항을 삽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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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신학생은 성명에서 “새로 삽입된 장정(징계 조항)이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 인간적 욕망의 산물일 뿐 아니라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가치를 모독하는 일”이라면서 “이것은 동성애자의 삶을 위협하는 일이기에 감리교의 동성애자 인권 탄압 조항 입법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곁에 살고 있는 모든 동성애자들에게 죄를 묻는 교만을 거부한다”면서 “편협한 태도가 한국 감리교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감리교의 인권 탄압 행태를 단호하게 거부하며 동성애자가 동등한 인격을 존중받고 교회가 혐오를 멈출 때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학생들은 가면을 쓰고 기자회견을 했으며, 학생 67명의 연대서명을 받아 기감 행정기획실에 접수했다. 
 
 동성애 옹호문화 확산은 보수신학을 강조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의 직영신학교인 총신대라고 예외는 아니다. 총신대 동성애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동성애자 인권모임 깡총깡총’을 만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상담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총신대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총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깡총깡총 ⓒ깡총깡총 페이스북

 
 이밖에 감신대의 ‘무지개 감신’, 한신대 ‘고발자’, 성공회대 ‘무아지경’, 백석예술대 ‘퀴어’ 등도 학내 동성애자를 적극 옹호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기도문, 기감회장에게 보내는 편지, 성명서 전문이다.
 
기도 : 변영권 목사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저희들 오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예수님처럼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말씀을 글로만 읽던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나 주님, 차별없이,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구라도 품에 안아주셨던 예수님의 사랑이 교회의 본질이라 믿습니다.
 
이미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웃인 성소수자들을 교회 밖으로 내쫓고, 그들의 인권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조차 금지시키는 교회, 성 소수자들을 차별할 것을 앞에 나서서 요구하는 교회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몸일 수 없습니다. 감리교회를 사랑하지만 이웃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감리교회가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들 모였습니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오늘 정말 평범한 목회자들, 성도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적은 인원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소수의 편에 서셨던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기꺼이 소수의 편에 서겠습니다. 여전히 두렵고 떨리지만 주님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용기를 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님께 드리는 편지
 
전용재 감독회장님, 정말로 궁금해서 묻습니다.
 
서로를 향한 분열과 혐오가 부끄럼 없이 판을 치는 이 땅에서, 지난 입법총회를 전후로 하여 감리교가 걸어가고 있는 행보를 비탄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성도가 드리는 글입니다.
 
지난 달, 제가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전교인을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항 중 성적지향 문구를 삭제하는데 동의하는 서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이 조항에 무슨 내용이 담겨있는지’, ‘성적지향 문구를 삭제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는 절차가 없었고, 나중에 알고 보니 목회자들조차 교단의 공문과 지시에 따른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저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르고 서명했다는 이 종이들이 모여, 종교-기독교-감리교를 넘어 예수의 이름으로 자행될 엄청난 파장을 생각하니 그야말로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알고는 계신지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는 해당법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정의하고 있고, 그 중 문제 삼으신 3항에서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가 어떠한 것인지 대략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또는 피부색,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의 이유로 고용/교통수단/교육 훈련/성희롱 행위 부분들에 있어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바로 차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 지금 감리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서명운동을 풀어서 말하자면- 성적 지향이 다르면, 그 사람이 취업을 하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교육 시설을 이용할 때 차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나아가 성적 지향이 다른 사람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 따위는 받아 마땅하다고 감리교 성도들에게 일일이 서명까지 받아가며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대표하는 영적지도자이신 감독회장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이것입니까? 이러한 행정적 집행은 적어도 작년 10월 30일에 발표하신 총회 입법의회 성명의 전반부-“우리는 동성애자들을 정죄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형제자매로서 그들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우리와 함께 구원받아야할 존귀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입법총회에서 단 10초도 걸리지 않은 채 의견조차 묻지 않고 통과된 목회자 자격에 관한 법안은,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다만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교인들을 교회에서 내쫓고, 이들을 동조하거나 감싸주는 목회자조차 그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예수를 따르는 기독인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목회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는 차별받는 성소수자들과 더불어 하는 어떠한 목회적 사명도 가져서는 안 되며 성적지향에 관한 한 약자 편에 서는 것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괴이한 협박이 되고 있으니, 앞으로 감리교회에서 양산되는 목회자들은 성소수자들의 아픔에 동조하거나 감싸줄 의지조차 없는 이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는지요. 이 또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대표하는 행정수반이신 감독회장님께서 과연 옳은 판단을 하신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의 법조차 지키고자 애써서 만든 평등과 인권을, 예수와 교회의 이름으로 재단하고 억압하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 않겠습니다. 성도들은 우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배타적이고 정치적인 지도력이 있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감리교회의 영적지도자이자 행정수반이신 감독회장님께 호소하며 묻습니다.
 
예수가 보여주신 사랑의 복음을 따라 살지 못하도록 하는 이 악법을 우리가 수호하며 지켜야 합니까? 그럴 수 없다면 감리교회에서 나가라고 명하시겠습니까?
 
2016년 2월 18일
감리교인이 심히 부끄럽고 죄스러운 김 민 영 올림
 
 
[성명서] 감리교의 성소수자 차별 입법 및 서명운동에 반대한다 
 
“성소수자는 우리의 강도 만난 이웃입니다.”
 
지난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1회 총회 입법의회는 제7편 재판법 제3조 범과의 종류 7항에 ‘동성애 찬성 및 동조자’를 처벌 대상에 삽입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교리와 장정을 개정하고 작년 12월 30일 공포를 마쳤으며 1월 14일 모인 임시입법의회에서 ‘동성애 반대 성명’을 채택했다. 이어서 1월 25일 날짜로 발송된 전용재 감독회장 명의의 서신 “동성애 관련법 개정 서명운동에 동참합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 조항에서 ‘성적지향’에 관한 문구를 삭제 해 달라는 내용의 서명을 각 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하 입법 및 행정 주체가 이미 동성애 반대와 지지자 탄압의 뜻을 명확하게 밝힌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반대 의사를 천명한다.
 
1. 우리는 입법 과정의 총체적 불투명성을 지적한다.
 
이번 동성애 관련 개정안은 1년 이상 감리교 체제 개편을 위해 법안을 연구, 준비 해 온 감독회장 산하 감리교개혁특별위원회의 본래 법안에는 없던 내용으로, 장정개정위원회(이하 장개위)에서 일부 위원이 동성애 및 동성결혼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해 실랑이 끝에 나온 합의안이다.
 
정보에 따르면 모 위원은 동성애 반대를 기독교대한감리회 신앙고백인 '사회신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동성애는 이미 교역자 행실에 대한 재판법 제3조(범과의 종류) 제⑬항 '부적절한 결혼 또는 부적절한 성관계(동성 간의 관계 포함)를 하거나 간음하였을 때'와 제5조(벌칙의 종류와 적용) 제②항 '정직, 면직 또는 출교'에 의해 제재될 수 있음"을 지적하는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는 모 의원의 주장에 이 조항을 수련목회자 자격 조건에 원용하는 데 합의하고 논의를 마무리지었다.(최종 개정안에서는 이 조항이 탈락되었다.) 엉뚱하게도 이후 장개위는 교역자 뿐 아니라 평신도까지 성적 지향을 강제하고 나아가 '동성애 지지 및 동조 행위'를 근신, 견책, 정직 등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성안했다. 법안의 도입 근거와 타당성은 장개위원들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설명되지 않았다.
 
장개위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었고 개정안은 충분한 토론없이 그대로 입법의회에서 졸속 결의되었다. 이에 우리는 이번 동성애 찬성 및 동조 금지 법안이 민주적 절차에 의거해 공정한 성안 및 입안 과정을 거쳤는지 확인하고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법률안이 성안된 장정개정위원회 회의록의 공개를 요구한다.
 
2. 우리는 개인의 사상적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결의에 반대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9조는 사람의 정신적 활동을 법률로 금지하거나 강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간 기본권의 하나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된 감리교 교리와 장정은 감리교 목회자와 성도의 동성애 및 동성결혼 ‘행위’는 물론 이들을 지지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또 목회자의 경우 진급과 관련된 상황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와 제21조와 제22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 될 가능성이 있다.
 
감리교가 종교단체로서 내칙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가진다 해도 그 성원이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감리회의 장정이 초헌법적 권위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동성애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입장이 존재하고 여전히 토론되고 있는 현실에서 동성애자 억압이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교리’로 인정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장정 개정이 대한민국 현행 헌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주장하며 전면 무효화할 것을 요구한다.
 
3. 우리는 기독인 성소수자를 억압하고 퇴출시키는 한국교회의 움직임에 반대한다.
 
한기총, 한교연, 한장총,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이 소속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본부장 소강석 목사)는 작년 퀴어축제 반대운동을 기점으로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조장 및 확산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도 왜곡하고 있다. 한기총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하고 노골적인 동성애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세력이며 이들의 혐오주의는 이미 2003년 4월 동성애자이며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육우당의 목숨을 앗아간 바 있다.
 
한국교회는 그 끔찍한 역사적 과오를 경계석으로 세워 뿌리깊은 혐오의 사슬을 단호히 끊어낼 책임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와 목회적 경험 부족으로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탄압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이들의 소외된 삶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
 
성소수자는 우리 사회의 강도 만난 자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창조된 자신의 모습을 사회로부터 끊임없이 거절 당하고 무수한 배제를 경험하며 폭력적인 편견과 왜곡된 시선에 노출되어 왔다. 더욱이 감리교회는 이번 입법으로 성소수자들이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와 자유를 누리는 신앙인으로서 살아가고 성숙해 나갈 기회마저 원천 차단하고 말았다. 이는 인간을 창조하고 구원하며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앞에 크나큰 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먼저 ‘너도 가서 강도 만난 자들의 이웃이 되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성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이들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또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들을 호도하고 배척하는 한국교회의 움직임과 이에 동조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의 최근 입장과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돌이켜 성소수자들이 처한 차별과 소외의 현장에 함께 서는 참된 목회적 실천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이는 예수께서 가르치신 진리와 포용의 길을 벗어나 혐오와 배제의 편에 선 한국교회와 한국감리교회가 그 죄를 자복하고 회복 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6년 2월 18일
성소수자 배제와 혐오 확산을 염려하는 감리교 목회자 및 평신도 모임
 
경 경양 경윤 경자 경현 경환 관택 광식 국노 귀옥 규식 균 기진 비평 길동 김동행 꼬래 나단 날목 남곤 남규 남병 단 대혁 대현 동연 동현 동형 동환 동휘 뒷고기 라라 명균 명혜 명화 미순 미영 민 민영 민휘 주현 보연 본기 부규 빈배 삼열 삼용 상아 상욱 상호 서연 선근 선주 선희성만 성수 성열 성율 성인 성진 성헌 성호 성환 세리 소영 수봉 수현 숙경 슬기 승래 승복 승연승우 승표 승하 승한 승현 신아 신애 아름 양양 에스더 여진 연희 영권 영란 영미 영석영선 영원 영진 영헌 오성 옥분 완순 용민 용태 용헌 우장 원재 원호 유신 유은 유키 유현 윤경 윤혁 은경 은선 은성 은애 은영 은주 은지 은총 이숙 익상 인선 인옥 일량 자영 잠새 장용 재건 재길 재덕 재영 재욱A 재욱B 정숙 정아 정우 정인 정희 제헌 조가이 종오 종윤 종천 종철 종훈 주성 주연 주영 주현 준호 중용 지샘 지선 지수 지아 지애 지연 지영 지원 지향 지현 진경 진숙 진아 진영 천지사이 철 청교 최종리 최준 충구 충효 태원 태형 필륜 필완 하늘 하늬바람 하라 한길 한데날리온 한보 한솔 핫핑크 헌 혁 현 현덕 현섭 현종 현천 현화 형미 형주 혜란 혜리 혜숙 혜인 혜정 호숙 호영 홍원 효균 효성 훈병 훈성 희성 희수 희승 Jdream Woori Alsim yangseo이상 210명
 
 
[성명서] "무엇이 우리를 구원하는가"
 
-감리교의 성소수자 탄압 조항 입법을 반대하며
 
2003년 4월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7조의 ‘(청소년) 유해매체 심의 기준’에서 ‘동성애’를 명시한 조항이 헌법상 행복 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반발한 성명이었다. 그로부터 20일 후인 26일, 한 동성애자가 목을 매 삶을 끝냈다. ‘하나님이 아닌 기독교인’의 비난으로 죽은 첫 한국 성소수자 신앙인으로 기억되는 이름, 고(故) 육우당의 일이다. “난 여러분이 유황불 심판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분도 ‘하느님의 자녀’니까요.” 잔인한 시선을 견디던 스무 살의 육우당은 유서를 세상에 남겼다. 성소수자를 거부하는 사회가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회로 바뀌기를 기도했던 육우당의 죽음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
 
지난 2003년의 비극을 회고하는 이유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가 31회 총회 입법의회(15. 10. 28-30.)를 통해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조항을 새로 삽입했기 때문이다. 감리교는 동성 결혼과 ‘동성애 찬성 및 동조 행위’를 처벌 대상에 삽입하여 정직, 면직 또는 출교에까지 처할 수 있도록 장정을 개정하고 2015년 12월 31일 공포했다. 물론 이 처벌 대상에는 평신도까지 포함된다. 이로써 감리교는 성소수자를 거부하는 명시적 교회법을 가진 한국 최초의 교단이 되었다. 여성과 장애인과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무기로 성서를 이용했던 기독교가 이제는-또한 여전히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데에 다시 무기를 꺼내들고 있는 것이다. 삶 자체를 숨기며 살아야만 하는 이웃과의 연대를 끝내 거부한 감리교의 비참한 오늘에, 우리는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성소수자를 거부하는 사회가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회로 바뀌기를 기도했던 육우당의 죽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가?
 
그 죽음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생명의 빛을 꺼트리는 것은 칼이나 총과 같은 무기만이 아니라 혐오어린 시선이라는 슬픈 사실이며, 끝내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는 자들이 여전히 불의를 행하고 있다는 어두운 현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혐오를 이기고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 믿는 이들의 떠오르는 미래가 있다는 희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곁에서 우리와 같은 숨을 쉬고 같은 햇볕을 맞으며 살고 있는 모든 성소수자에게 죄를 묻는 교만을 거부한다. 이 땅 위의 모든 영혼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온전하게 창조하셨다는 것을 고백하기에, 죄를 묻기보다 사랑을 전할 것을 다짐한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대표자로 주장하지만 그 누구도 대표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결국 그 편협한 태도가 한국 감리교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또한 새로 삽입된 장정이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 인간적 욕망의 산물일 뿐 아니라,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가치를 모독하는 일이자 우리 곁에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삶을 위협하는 일이기에, 감리교의 성소수자 인권 탄압 조항 입법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육우당의 죽음이 오늘 우리에게 묻는 것은 이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구원하는가?” 죄를 묻는 엄격한 심판도, 옳고 그름을 가르는 따가운 기준도, 교회가 사람을 선택하여 환대하는 위선도 아니다. 무엇이 우리를 구원하는가?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이다. 모든 인류에게 하나님의 진리의 빛이 새겨져 있음을 고백하는 믿음과, 무상한 인간의 욕망으로 분열된 세계가 하나님의 뜻으로 하나가 될 것이라는 소망과, 그 어떤 차별과 배제와 폭력과 탄압의 차가운 눈빛을 녹여내는 신적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우리의 사명은, 유죄와 무죄를 가르는 ‘법의 힘’이 아니라 억압의 사슬을 녹이는 ‘사랑의 힘’으로 세상을 밝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언한다. 우리가 찬성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빛이 담겨있다는 복음서의 가르침이며, 우리가 동조하는 것은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예수님의 인류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리교의 인권 탄압 행태를 단호하게 거부하며, 성소수자가 이 사회에서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받고 교회가 혐오를 멈출 때까지 사랑과 연대의 실천을 이어갈 것을 결단한다.
 
2016년 2월 18일
성소수자 탄압 장정을 반대하는 감리교 신학생 및 전도사 모임
 
가정현 권순복 권혜정 김건찬 김경중 김기환 김범일 김성수 김연주 김연진 김영수 김윤지 김재욱 김중연 김지웅 김한샘 김현천 김혜민 김혜인 류일환 박귀성 박규경 박근조 박상호 박승하 박장용 박종성 박진혁 박훈성 백가영 백인혁 백현빈 변희성 손상수 송우진 송윤혁 신웅식 심태민 안상호 양파 유병수 유승리 유재건 윤성일 이나은 이다솜 이범진 이새름 이어진겨레 이은성 이은재 이은표 이재길 이정한 이종화 이학영 이현재 이호 장혁 전수연 전청림 정연훈 조미연 조재규 최건희 최수현 한아름 한창희 함영원 홍덕우 이상 6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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