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기념 개천절 ‘누구는 기도로 어떤 이는 문재인 탄핵으로’
건국 기념 개천절 ‘누구는 기도로 어떤 이는 문재인 탄핵으로’
  • 채수빈
  • 승인 2019.10.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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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 다른 느낌 ‘한국교회 기도의 날’, ‘대통령 탄핵 집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 찬양 모습.

우리나라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인 개천절 10월 3일에 서울 광화문 거리에 투쟁본부 추산 2백여 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여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6개의 집회 가운데, 두 개가 기독교인들에 의한 것으로 하나는 ‘한국교회 기도의 날’ 집회였고, 다른 하나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묵사가 이끄는 ‘10·3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측 집회였다. 현장에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 4개 단체와 이들 기독교인들의 2개 단체가 오후 4시경 하나가 되어 청와대를 향한 행진도 시도했지만,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된 ‘한국교회 기도의 날’ 집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밝힌바와 같이 설교나 특별한 연설 없이 순수 기도회로만 진행됐다. 태극기·성조기를 흔들거나 조국 장관의 사퇴·문재인 정권 퇴진 발언 등 정치적 요소들은 없었다.

△'한국교회 기도의 날'에 참석자들의 모습

주최 측은 “한국은 현재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정치는 혼란하며, 경제는 추락하고 있고, 안보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으며, 시민운동도 진영 논리로 극명하게 갈리는 등 매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을 얻는 한편 국민들을 각성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성도들이 대거 모여 일심으로 하나님을 향해 회개하고 간구하며 찬송하는 것”이라고 기도회 개최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참석자들은 △회개 △대한민국을 위해 △북한 동포를 위해 △성경에 배치되는 제도·법률 반대 △모든 교회 △선교 사명 △그리스도인들의 성령 충만과 주의 일에 힘쓸 것 등 7개의 기도제목을 놓고 합심으로 기도했다.

△‘문재인 탄핵 10·3 국민대회’에서 발언중인 전광훈 목사.

반면에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진행된, 전광훈 목사 주도 ‘문재인 탄핵 10·3 국민대회’는 제목그대로 문재인 탄핵을 위한 집회였다. 이 자리에는 이재오 전 국회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신해식 신의한수 대표, 조갑제 대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 하야‘ ’조국 구속‘을 외쳤다. 특히 전광훈 목사는 인근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집회 중 황교안 대표의 발언이 있자 집회를 중단하고, 황 대표의 발언을 경청한 후 “문재인은 끝났다. 문재인 빨리 나와. 개xxx야!”라는 발언으로 건강한 기독교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김문수 전 지사도 “문재인 빨갱이·기생충 끌어내자. 청와대로 가자”고 외치기도 했다.

△'한국교회 기도의 날', ‘문재인 탄핵 10·3 국민대회’ 및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 4개 단체 집회에 참여한 이들 언론추산 200여 만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로의 행진은 경찰이 막아서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밤늦게까지 집회를 이어 갔다. 이들은 다음번 공휴일인 9일 한글날에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집회와 관련 한 목회자는 한국 기독교계가 정치적 이념의 양극화에 갈등을 부추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일각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집회를 통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막말은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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