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ㆍ인프라ㆍ연구문화…美 코로나 백신 성공의 '3박자'
정부지원ㆍ인프라ㆍ연구문화…美 코로나 백신 성공의 '3박자'
  • 오지혜 기자
  • 승인 2021.07.0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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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흥원 보고서, 10조원 예산 퍼부으며 제약사 응원 등 선제적 대처가 주효

미국이 코로나 백신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공격적인 대규모 지원 ▲뛰어난 기초과학 및 제약산업 인프라(보스턴ㆍ케임브리지 바이오허브) ▲혁신적 사고와 연구문화의 3박자가 맞아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정책 동향 및 시사점' 브리프에서 미국이 빠른 백신 보급과 접종으로 코로나 확산세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세를 막은 주요 요인 중 첫 째가 정부의 공격적인 대규모 지원이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2020년 3월, 백신 개발을 위한 전문가들을 소집하여 의견을 수립하였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이 빨라도 18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트럼프 정부는 더 빠른 시일 내에 백신 개발을 마치기 위해 Operation Warp Speed(OWS)를 수립, 2020년 5월 15일에 작전 실행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OWS를 수립하고 백신 개발에 100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인 화이자-바이오앤텍, 모더나, 얀센 등 3개 사를 비롯해 7개 기업이 직ㆍ간접적으로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았다. 얀센이 10억 달러, 모더나가 15억 달러를 지원받았고 화이자는 2억 달러 규모의 선 구매 계약을 맺었다.

FDA 주도로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하고 4년 가까이 걸리는 전체 임상 과정은 6개월로 단축했다. 백신 개발 단계부터 생간과 운송, 분배 계획을 세운 것도 주효했다.

OWS 목표는 백신의 완성 시기를 앞당겨 3억회 분 백신을 2021년 1월까지 보급하는 것이었다. 미국 정부는 제약사에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통상 5년~10년 걸리는 신약 또는 백신을 단축시켰다. 미국 정부는 OWS의 개발지원 아래 생산된 백신들은 모두 미국 정부에 우선적으로 할당하도록 규정했다. 미국 정부가 개발비를 지원한 제약회사는 6곳이지만 모더나와 얀센 백신만 승인을 받아 접종하는 중이며 이미 전 국민을 접종하고도 남을 만큼의 백신을 확보했다.

두 번째는 탄탄한 기초과학과 풍부한 제약산업 인프라와 네트워크다.

현재 미국에서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개발한 화이자-바이오앤텍, 모더나, 얀센(존슨앤존슨)은 모두 미국 메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와 보스턴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케임브리지와 보스턴 주변에는 명문 대학들(하버드, MIT, Tufts 등) 많이 포진해있는데 이런 대학들과 바이오테크 기업 및 병원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여 일종의 바이오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는 197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였으며 2008년 주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급격히 성장하여 현재 보스턴-케임브리지 근교 지역에만 1000여개의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있다. 그 중심인 케임브리지 켄달 스퀘어 1마일 남짓한 공간에는 120여개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매년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에는 수많은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새로 생기며, 혁신 생태계를 형성하는 중으로 이번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도 여기에 있다.

또 보스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연구 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Brigham and Women's Hospital,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등) 자리 잡고 있어 대학, 바이오테크 기업, 병원들로 이루어진 케임브리지 바이오산업 생태계는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매년 수많은 신약 특허를 내고 있다.

하버드 의대와 MIT 교수들이 힘을 합쳐 2010년에 설립한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우수한 인재들이 마음껏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혁신적인 제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는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클러스터라는 인프라와 네트워크의 존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 된다.

세 번쨰는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연구문화다.

화이자-바이오앤텍과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은 기존의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닌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mRNA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이다.

현재까지 mRNA를 이용한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앤텍과 모더나가 개발한 두 백신이 유일하다. mRNA를 이용한 백신 기술에 대한 가능성은 1989년에 처음 제기되었으며 그 후로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실제로 사용허가를 받은 제품은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mRNA를 이용한 치료제를 연구하던 모더나와 빠른 개발 속도에 중점을 둔 화이자-바이오앤텍이 기존의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 아닌, mRNA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2010년부터 mRNA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 해오던 모더나는 2020년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여 긴급사용 허가를 받을 때까지 출시한 제품이 없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위험부담이 큰 모험적인 시도는 미국 학계의 혁신적인 사고와 시도를 장려하는 연구 분위기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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