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월드

竹峰黃晟現

당(唐) 나라시대 두보(杜甫)는 시성(詩聖)이라 불려졌다. 그의 시는 예로부터 시를 말할 때 그에게 복응(服膺)하지 않는 이가 없었는데 그 근본은 충효(忠孝)와 지사(志士). 그리고 큰 어짐과 지조에서 나온 것이라 하겠다.

우리가 生을 살아가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해 본다면 논어에 말하기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하랴” 또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랴” 하였다.

書예술은 다행히 서성(書聖)인 동진(東晋)시대 왕희지(王羲之)가 있어 시와 글씨가 동원(同源)으로 발전해 왔으니 이는 묵필고전(墨筆古典)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라 단언할 수 있겠다. 세월은 흘러 법필(法筆)의 역사와 함께 광음(光陰)이 가면 오직 지금의 필법이 또 전승될 것이다. 그렇게 과거와 미래가 현재를 삼세(三世)라 할진대 필자가 붓과 함께 인고와 청빈 속에서 예도(藝道)를 찾아 서법탐원과 창작연구에 몰두해 온지도 어언 60여년이 지났다.

나는 지학(志學[12세])의 나이에 붓을 잡고 스승을 찾아 서예필법을 익히고 청년기에는 중국, 일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법첩(法帖) 200여종을 모조리 임서(臨書)하며 글씨공부를 했다. 그리고 1970~1980년대에는 수강회원들에게 체본(体本)으로 써주는 글씨만 하더라도 매일 3000여자 이상 됐으니 한나라 초서대가(草書大家) 장지(張芝)의 지수진묵(池水盡墨)은 못될망정 수없이 글씨를 쓰고 연구했다.

書家는 書歴이 오래되어 노력의 흔적이 쌓여있고 글씨의 能筆, 妙筆, 神筆로 자신도 모르는 경지에 이른다 하더라도 서예의 근본은 대자연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의 삼라만상이 神, 氣에 따라 상형(象形)과 음양(陰陽)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서예술은 대자연의 천리를 좇는 극치의 예술이다.

나는 청년기로 들어서자 작고하신 어천; 최중길 선생님을 스승으로 받들며 월당; 홍진표 선생님을 모시며 한학(漢學)을 배웠다. 두 스승은 한국서단과 한학계의 대가로 감히 사사(師事)의 영광을 누렸으니 나로서는 승연(勝緣)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1970년 때부터 40여 년간 서울 종로 1가에 一心書院(서울시 교육위원회 인가)을 개설하여 5만여 초학자들에게 서법정도(書法正道)를 전승시켰으니 이것이 필자의 소명이었다.

그 간 서예잡지 월간 일심서예(현재 월간서예[1975년 문광부 등록])를 창간하여 15년간 발행하였고 출판사(1973 서울시 등록)를 설립하여 60여종의 서예단행본을 간행하였으며 서예보급, 대중화를 위해 “기초 서예” “교육 서예” “죽봉 천자문” 등 발간하여 전국 초, 중, 고, 학교에 25,000권을 무료배포 한 적도 있다.

인전(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을 12회 개최했고 수회의 국전심사위원과 30여회 국내 큰 서예대전 심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이렇게 조금도 쉼 없이 서법연구와 平生 작품에 몰두해 왔지만 수 없이 많은 작품 중에 득의(得意)의 작품이 몇 점이나 될른지...

필(篳)의 봉(鋒)과 心은 意가 아니라 영(靈)과 기(氣)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이제 미각(微覺)했을 뿐, 예(藝)의 승화는 자연과 合一이 될 때 이루어진다는 순리에 아직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평생 글씨를 쓰면서 무언가 후세에 남긴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까.

나의 재주와 노력이 여기까지이니 먼 후일 竹峰의 진실한 묵적(墨跡)으로 알아준다면 고마울 뿐이다. 과연 書道의 길은 멀고 또 아득할 뿐이리라

사단법인 한국서도협회 명예회장

수필가 (한국수필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