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와 돈에 어린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회적 지위와 돈에 어린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 채수빈
  • 승인 2017.06.2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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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여아 살해 피해자 엄마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에게 호소글 올려




‘인천 8세 여아 유괴살해 사건’의 피해자 엄마가 가해자들의 엄벌을 호소하는 글을 다음 아고라에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탄원 동의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렸다. 10대인 가해자들은 각각 자신의 범행에 대해 각각 심신미약과 현실 미인식 등을 주장하고 있다.


살해 피해자인 사랑이(가명) 엄마는 19일 글을 통해 “가해자들에게 보다 더 엄격한 법의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 탄원 동의를 받아 재판에 제출하려 한다”며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을 주던 아이를 잃고 숨 쉬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이지만, 아이를 위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사랑이(가명) 엄마는 “사건의 가해자들은 12명이나 되는 변호인단을 꾸려 범행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은 꽃 같은 아이를 ‘사냥하자는 말로 공모해 사건을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무참히 살해 훼손하고 유기했다. 이런 사실을 우발적 범죄라 변론하고 주장할 수 있는지? 사회적 지위와 많은 돈으로 범죄를 덮으려는 행태에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가해자는 정신과적 소견으로 형량을 줄이려 한다”며 “자칫 그들의 형량이 줄어들어 사회에 복귀하게 된다면 그들의 나이는 20대 중반 밖에 되지 않는다. 충분히 죄값을 치루고 본인들의 잘못을 반성하게 하려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랑이(가명) 엄마는 “(그들이) 어떠한 처벌을 받더라도 아이는 돌아오지 못하지만 엄중한 처벌만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경고”라며 “재판부가 가해자들에게 엄벌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탄원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7일 방영된 1080회 방송을 통해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을 재조명하며 피의자 김 양(17세)과 공범자 박 양(19세)이 만난 것으로 알려진 '캐릭터 커뮤니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초등학교 2학년인 B(8세)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흉기로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사건으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는 불가 17살 고등학교 자퇴생 김 양이었다.


‘캐릭터 커뮤니티’는 SNS 상에서 비슷한 주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캐릭터를 만들고, 그림과 텍스트로 이에 맞는 역할극을 진행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운영자가 직접 창작하거나 특정 영화나 게임 등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가 되어 상황극 놀이를 즐기는 곳으로 이 중 시리어스 커뮤니티는 잔인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곳에서 김 양은 놀이를 넘어 굉장히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에 푹 빠져있던 김 양은 지난 2월 경 박 양과 친해졌고, 3월에 접어들며 자주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고어물(gore物·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시신을 훼손하는 영상이나 사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과 트위터를 통해 엽기적 살인 관련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원된 사건 당일 통화 내용에 따르면 김 양은 박 양에게 “사냥을 나간다”라며 범행 사실을 미리 알렸다. 범행 후 김 양은 “잡아왔다. 상황이 좋았어. 살아 있어. 여자애야” 등의 문자를 보냈고 박양은 “CCTV는 확인했냐, 손가락은 예쁘냐. 시신 일부를 선물로 달라”고 답했다.


김 양은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 한 지하철역에서 사체 일부를 비닐로 싼 뒤 종이가방에 담아 선물이라며 박 양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박 양은 이 범행에 대해 “장난인 줄 알았다”라며 “살인과 관련된 모든 얘기는 역할극의 일부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김 양으로부터 건네받은 ‘선물’이 시신 일부라는 사실을 집에서 확인한 뒤 이를 버렸고, 이후 당황해 김 양과 주고받은 SNS 기록 등을 모두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양은 “박 양이 선물을 건네받은 자리에서 바로 이 선물이 훼손된 B양의 시신 일부임을 확인했다”라며 “이 자리에서 박 양은 김 양에게 “선물이 예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양은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김 양은 살해를 저질러 놓고 SNS 상에 “우리 동네에 애가 없어졌대”라는 글을 남겼으며, 이후 자신이 구속되기 전에도 “당분간 자리를 비울 거에요!”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김 양은 평소에도 고양이를 죽여서 해부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양의 변호인은 지난 15일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허준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이 발현돼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강조해 감형을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자폐성 장애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은 인지능력과 지능이 정상 수준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져 사회적 상호작용과 소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 결과 김양이 범행 전 ‘초등학교 하교 시간’, ‘완전 범죄 살인’, ‘혈흔 제거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시신을 유기한 장소가 직접 가보지 않고는 잘 알 수 없는 은밀한 장소였다는 점, 범행 당일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변장을 하고 CCTV를 피해 옆 라인 아파트로 이동했다는 점 등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알 수 있다.


범죄심리학자인 표창원 의원은 “캐릭터 커뮤니티, 고어물(잔인하고 유혈이 등장하는 콘텐츠)이 이 사건에 불을 당긴 역할이 될 수 있지만 김 양이 사회관계가 충실했다면 이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김양이 캐릭터 커뮤니티를 이용한 사실이 범죄와 연결된다고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의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행자 김삼중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살펴보지 않으면 괴물이 되어가는 아이들은 계속 생겨날 것 이다. 그리고 다음 피해자는 나의 이웃, 나의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양의 다음 재판은 7월 4일, 박 양의 재판은 이달 23일 각각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공범 관계이지만 사건이 병합되지 않아 따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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