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창조력과 창의력(1)
[김진홍 목사] 창조력과 창의력(1)
  • 채수빈
  • 승인 2017.06.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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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목사

 

인간을 규정하는 표현으로 이성의 인간, Homo Sapiens라는 말과 더불어 도구(道具)의 인간, Homo Fabre라는 말을 쓴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쓴다. Homo Fabre를 도구의 인간 대신 창조하는 인간이라 하여도 좋을 것이다.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자이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창조하려 한다. 인간은 창조할 때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성취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낀다.

 

창조력 혹은 창의력은 먹고 자는 일을 잊을 만큼의 정신집중을 요한다. 한 가지 일에 미치도록 자신을 몰입할 때에 창조력이 발휘된다. 또 다른 한편 모든 일을 훌훌 털고 쉬고 놀고 빈둥거리는 정신이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한가하게 쉬고 놀 때에 창조력이 발휘된다. 밤낮 일만 하는 일벌레들에게는 창조력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미친 듯이 일하다가도 모든 것을 털어버린 채 빈둥거리며 놀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고, 나는 사람 위에 노는 사람 있다."는 말이 있다. 우리 문화에 한 가지 약점이 있다. ‘잘 노는 문화’가 없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놀이 문화’가 취약하다. 우리 사회에 문제청소년들이 왜 이리 많이 생기는가? 한참 신나게 놀아야 할 때에 놀지 못하게 하고 공부하라고 닥달만 하는 어른들 탓이 크다.

 

그래서 두레마을에 세워진 숲속창의력학교는 인터넷에 과몰입되었거나 청소년,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 당하던 청소년,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된 청소년들이 입학하지만 처음 입학할 때에 가장 강조하는 것이 ‘제대로 놀 줄 아는 청소년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일과 중 축구, 등산, 캠핑, 자전거 타기, 합창, 미술, 꽃 가꾸기, 밭일하기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게 실컷 놀고 운동하고 나면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나선다.

 

창의력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에 가장 지장을 주는 사람은 학부모들이다. 창의력학교에 들어와 5, 6개월 지나 이제 좋아지기 시작하는데, 부모들은 공부시켜 대학 보낼 욕심으로 바로데려가려 든다. 집으로 데려가 학원 보내고 과외선생 붙여 수능시험 치르는 준비에 몰아붙이려 든다. 선생님들이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지 완전히 좋아진 것이 아니니 일 년 이상 지내야 한다고 설득하여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데려 갔다가 몇 달 후 다시 받아달라는 경우가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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