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결국 변칙 세습으로 가는가?’
명성교회, ‘결국 변칙 세습으로 가는가?’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7.03.1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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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통합 산하 신학교 교수 78명도 호소문 발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그의 아들 새노래명성교회 담임 김하나 목사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라 말할 수 있는 명성교회 당회가, 새노래 명성교회와 합병 및 김하나 목사의 위임 청빙 안을, 공동의회 안건으로 상정한 것에 대해 교계 안팎에서 변칙세습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예장 통합 산하 신학교 교수 78명도 15일 명성교회 당회의 편법적 세습 시도에 대한 교단 신학교수들의 호소문도 발표됐다.

 

명성교회가 지난 11일 당회(임시당회장 유경종 목사)를 열고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새노래명성교회(당회장 김하나 목사)와의 합병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하나 목사는 지난 2013년 예장통합 제98회 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이 통과된 이후 패널로 출연한 어느 한 강좌에서 "세습을 금지한 총회 결의는 저희 교회 성도들이 그간 리더십 교체에 대해 많이 기도하고 생각해 온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라 생각한다""총회 결정에 당연히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칙과 술수가 아니라, 순수하게 역사적 부름과 하나님의 요구하심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제 말씀을 (세습을) 꼭 하겠다, 안하겠다 이런 선언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세습에 대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듬해인 20143월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의 부친인 김삼환 목사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 하남시에 상당한 규모의 새노래 명성교회를 개척했다. 이 때부터 '변칙세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2013'예장통합 교단의 세습금지 결의'와 김하나 목사의 "총회 결의를 따르겠다"는 발언 등으로 세습에 대한 우려는 종식되는 듯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1512, 지난 35년간 명성교회를 이끈 김삼환 목사는 정년은퇴를 하고 원로목사로 추대되기에 이르렀다. 김삼환 목사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은채 말이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의 은퇴에 앞서 20159월부터 청빙위원회를 꾸려놓기는 했다. 그러나 청빙작업은 하지 않고 기도만 할 뿐이었다. 그러자 이에 대해 "명성교회가 새노래명성교회를 합병한 뒤 김하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세우기로 했다", "김하나 목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을 뽑기로 했다", "다른 후임을 잠시 세웠다가 김하나 목사를 다시 청빙하는 징검다리 세습을 계획하고 있는 것 아니냐", "청빙위가 김삼환 목사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무성했다.

 

한편 김삼환 목사는 청빙위원들에게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돼야 한다", "총회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약 12개월이 지난 지금 교계 안팎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소문이 현실이 된 것이다. 김삼환 목사가 물러난 명성교회와 그의 아들이 담임으로 있는 새노래명성교회가 합병을 함으로써 자동적으로 명성교회의 담임목사는 새노래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될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거쳐야할 과정이 남아있다. 다른 교회와의 합병은 공동의회에서 다뤄져야 하기 때문에 명성교회는 3월 중으로 공동의회를 열 예정이다. 게다가 합병 대상인 새노래명성교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

 

명성교회의 한 장로는 합병 순서가 거꾸로 됐다며 "보통은 먼저 합병 의사를 밝힌 교회가 상대 교회에 동의를 받고 들어가는데, 지금 우리는 김하나 목사를 데려오려고 하는 것이어서 먼저 합병을 결의하고 새노래명성교회에 들어오라고 하는 모양새"라며 "아직 그쪽(새노래명성교회)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러한 절차상의 넌센스가 '변칙세습'의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부자세습, 김하나 목사의 과거 발언대로 성경에 세습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세습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영적 리더십들이 본인들 입으로 "세습을 금지한 총회의 결의에 따르겠다",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돼야 한다", "총회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그 말을 지키지 않았다는데 가장 큰 잘못이 있는 것이다.

 

한편 신학교 교수들은 "교회는 주님의 몸임과 더불어, 우리는 성령을 통한 교회의 거룩한 공교회성을 믿고 고백한다""그렇기에 본 교단 총회는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세습금지를 골자로 법을 개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며, 교회를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천명한 것"이라며 "최근 명성교회 당회가 시도하는 합병 및 위임청빙 계획은 교단법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는 편법적 세습"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김하나 목사의 신앙적 양심에 따른 분별력 있는 결정을 요구한다""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 본 교단의 총회장을 배출한 명성교회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앞에 본이 되어 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말로 호소문을 마무리했다.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는 목회자가 어떻게 성도들을 치리할 수 있겠는가?

 

명성교회 당회에서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을 결의한 상태지만 아직은 명성교회 공동의회도 남았고, 새노래명성교회의 동의도 구해야하는 상황이므로 명성교회 성도들이 원로목사의 바람처럼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되는 결정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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