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교연, 국가와 국민에 더 중요한 것은 국정공백
한기총, 한교연, 국가와 국민에 더 중요한 것은 국정공백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6.10.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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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의혹은 특검 도입 후 철저히 진상 규명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드러나지 않고 실질적인 권세를 행하는 자)로 최순실 씨가 드러나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있다. 이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이하 한교연)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두 기관은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여야가 합심해서 철저히 진상 규명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밝히고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과 관련된 국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한기총의 입장 전문.


시국 현안에 대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입장


온 나라가 ‘최순실’이라는 이름으로 충격에 빠져 있다. 최순실씨가 청와대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여야의 의견대로 특검을 도입해 철저히 조사해서 명명백백히 밝히면 된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국정공백에 대한 것이다.


대통령은 지난 24일 개헌을 제안하면서 5년 단임제의 임기 안에서는 대선 직후부터 차기 대선을 위해 여야에서는 정권지키기 혹은 정권창출을 위한 끊임없는 정쟁이 일어나고, 지속가능한 국정과제 추진이 어려우며, 대외적으로도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1987년 이후 약 30년 만에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던 개헌이 최순실이라는 이름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은 이 또한 정쟁의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회에서 시작된 개헌 주장에 대해 국민들도 동의하는 입장이 많았고, 대통령까지 전격적으로 개헌에 대한 용단을 내리면서 구체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정쟁 보다는 민생을, 대립 보다는 타협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단초를 놓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던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회복과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다음 세대를 위해 더욱 시급한 문제이다. 또한 국가 안보, 지진 등의 국가적 재난에 대비하여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시키는 일은 오늘의 문제, 당면한 과제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의 인구지형 변화는 과거 30년 전의 구조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분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새로운 체재,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시점이다.


권력집중 현상에 대한 것도 개헌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오늘의 대한민국 나아가 앞으로의 100년을 이끌어갈 대한민국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너무나 묘연해 진 상태이다.


이번 최순실 사태를 보며 언론의 막강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언론. 그 힘의 균형추가 철저한 진상 규명이 있기도 전에 계속되는 폭로전에 의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출렁거리고 있다. 입법부가 무슨 말을 하던, 사법부, 행정부가 무엇을 하던지 간에 국민들은 언론의 입을 먼저 보게 된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다시 균형을 회복하고 안전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개헌 논의가 국회 주도 하에 적극 추진되며,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언론이 상호 견제 속에 균형을 이루고 국민들이 진정으로 열망하는 나라, 살기 좋고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16년 10월 2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다음은 한교연의 논평 전문.


대통령 사과 기자회견 관련 논평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최순실 씨 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대통령 취임 전후에 '연설과 홍보'에 관해 도움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서만 해명했지만 그 뿐 아니라 최 씨가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으로 인해 엄청난 국난에 빠져있다. 안보와 경제 위기에 이어 통치권에 대한 권위와 도덕성이 무너지는 사태가 오고야 말았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대통령의 통치 공백이 올 경우 대한민국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제 여야 정치권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고해야 한다.

국민들은 ‘신뢰와 원칙’의 정치를 자부했던 대통령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런 위기를 맞게 된 데는 여당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최순실 씨 뿐 아니라 ‘문고리 삼인방’, 민정수석 문제 등 대통령을 농단하고 무소불이의 권력을 휘둘러온 주변 인물들로부터 대통령을 단절시키는 노력을 게을리 해 온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번 최순실 씨 의혹에 대해 여당이 앞장서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야당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 자기 정파적 이익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 마치 이번 사건이 정권을 획득하는데 “굴러들어온 복”인 것처럼 여기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할 경우 오히려 민심이 돌아서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음을 분명히 명심하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초당적이고 성숙한 협력의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임기를 1년 4개월여 남긴 대통령이 또다시 역사적으로 불행한 대통령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 탄핵 운운하는 성난 민심을 헤아리지 못할 바는 아니나 국가적 위기 앞에서 통치권의 공백은 더 큰 위기를 자초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사과한 후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불의와 단절하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또한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한 개헌 문제도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 개헌은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입법기관인 국회로 공이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여야는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근본적인 통치제도를 뜯어고칠 개헌작업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 등 안보 위기 속에 갈수록 경제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IMF국가부도 사태마저 슬기롭게 극복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이러한 자부심으로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오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2016.10.26.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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