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자세로 팔을 쭉 펴거나, 어디를 가든 셀카봉을 챙겨야만 셀피를 찍을 수 있던 시대는 이제 갔다. 스타트업 기업인 제로 제로 로보틱스 (Zero Zero Robotics)가 새롭게 소개하는 호버 카메라 (Hover Camera)의 등장 덕분이다. 미국의 팹리스 반도체 회사인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호버 카메라 (Hover Camera)는 이제 당신을 따라다니는 '미래의 개인용 파파라치'라고 불릴 법도 하다.

스냅드래곤 플라이트 드론 플랫폼의 특징 

 저가형 드론은 CPU를 탑재한 메인보드 외에 비디오 인코더 보드와 GPS 보드, 카메라 보드, 무선 통신 보드 등 여러 장의 보드를 탑재하지만, 스냅드래곤 플라이트를 사용하면 하나의 보드에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게다가 보드의 크기도 줄어 들어, 드론의 제조 원가도 저렴하게 된다.

 퀄컴의 자율비행제어 소프트웨어는 무인항공기 하부 카메라를 사용해 바닥의 모습을 촬영하고, 그 이미지의 변화를 분석하여, 드론의 이동 거리와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강한 바람으로 드론이 원래 위치에서 이탈하더라도, 다시 있어야 할 위치로 자동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또한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하여, 이미지 상의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한다.

 제로 로보틱스는 소비자 친화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MQ 왕(Wang)은 “호버 카메라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진정한 자율 카메라입니다.”라고 말했다.

 MQ 왕은 2001년 존 뮤어 (Jon Muir) 감독이 호주 대륙 1,600마일(약 2,600km)을 횡단하며 촬영한 다큐멘터리 '홀로 호주를 건너며(Alone Across Australia)'를 시청한 뒤, 호버 카메라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존 뮤어 감독은 여정 전체를 혼자 촬영했다. 가는 길 앞쪽에 미리 카메라를 세워 두고 촬영을 한 후 다시 되돌아와서 길을 가는 식으로 작업을 했는데, 상상만 해도 꽤나 번거로운 과정이 아닐 수 없었다. MQ 왕은 이보다 더 나은 솔루션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피사체를 따라 다니면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떠올린 것이다.

 MQ 왕은 스탠퍼드 대학 동문인 토니 장(Tony Zhang)과 함께 제로 제로 로보틱스를 설립하고, 1,300만 화소 사진 및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접이식(Foldable) 드론 호버 카메라를 주력 제품으로 개발했다. 이 드론이 정말 멋진 이유 중 하나는 별도의 컨트롤러가 없다는 점이다. 자율 비행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드론은 진행 경로상에 있을지도 모르는 장애물을 경계하면서도 목표를 계속 추적하며 비행할 수 있다.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기압계 등의 여러 가지 센서를 동시에 활용하여 적정한 높이를 유지할 수 있으며(최고 50m), 소나(Sonar) 센서와 지면 인식 카메라를 활용하여 비행 안정성을 확보하여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특히 호버 카메라 앱을 활용하면 드론이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인식하여 추적할 수 있으며,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이나 360도 파노라마 모드도 가능하다. 드론의 내부 메모리는 32GB이고, 8분간의 비행이 가능한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여분의 배터리로 사용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PC와 드론을 마이크로-USB 타입 B 케이블로 연결하여, 촬영한 미디어 파일을 컴퓨터로 보낼 수 있다.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카본 파이버 케이스로 제작된 드론은 가벼우면서도 견고하다. 네 개의 프로펠러는 전부 케이스 안에 수납되어,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이 다칠 일도 없어졌다. 전체 무게가 238g에 불과하여, 250g 이상의 드론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미국 FAA 드론 등록 역시 면제된다. 

 스마트폰 DNA로 드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호버 카메라의 가격은 600달러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