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현 목사] 인생은 돈이 있다고 만족하지 않다
[김고현 목사] 인생은 돈이 있다고 만족하지 않다
  • 채수빈
  • 승인 2021.08.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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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현 목사(한교연 총무협 회장)

“여호와여 이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그들의 분깃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주의 손으로 나를 구하소서 그들은 주의 재물로 배를 채우고 자녀로 만족하고 그들의 남은 산업을 그들의 어린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자니이다”(시 17:14).

조선왕조 제19대 임금 숙종은 밤중에 미복 차림으로 백성의 사는 형편을 살피려 미행을 자주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허름한 작은 오두막집 앞을 지나는데 집안 에서,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양반들이 사는 기와집 동네를 지나면서도 듣지 못했던 웃음소리 에 숙종은 어리둥절했다. 그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오두막집에 들어가 주인에게 물 한 사발을 청했다. 그 사이, 숙종은 문틈으로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방안에는 할아버지가 새끼를 꼬고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짚을 고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빨래를 밟고 있었고, 며느리은 해진 옷을 깁고 있었다. 가난한 백성들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가족들의 얼굴들이 모두가 어찌나 밝고, 맑은지 도무지 근심걱정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숙종은 주인에게 물었다.

“사는 형편이 어려워 보이는데, 좋은 일이라도 있소? 밖에서 들으니 웃음이 끊이지 않더이다”

주인은 희색을 띤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이렇게 어렵게 살아도 빚도 갚아가며, 저축도 하면서 살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는가 봅니다.”

궁궐로 돌아온 숙종은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오두막집에 살면서 빚도 갚고 저축도 한다는 말에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다. 다음 날 숙종은, 신하를 시켜 어젯밤 그 집에 감춰진 재물이라도 있는지 조사해 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집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숙종은 다시 그 집을 찾아가 주인에게 전에 했던 말의 뜻을 물었다. 그러자 주인은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 곧 빚을 갚는 것이고 제가 늙어서 의지 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보다 더 좋고, <만족>할 수가 없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올 수밖에요.”

그렇다. 이 보다 더 좋고 <만족>할 수 없다. 살면서 그 어떤 것도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고 <만족> 할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인생에서, 돈이 많으면 <만족>할 수 있는가? 돈이, 많으면 조금, 편리할 수는 있겠지만, 돈 버는 데는 결코, <만족>이 없다. 진짜 부자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를 느끼고,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삶에 자족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만이 ‘이 보다 더 좋고 <만족>할 수 없다’라고 외칠 수 있는, 어떠한 부족함도 없는 '진짜 부자’인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 1709~1784)는 “<만족>의 샘은, 바로 마음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자세는, 변 화(變化)시키지 아니하고 다른 모든 것을 변화(變化)시키는 것만이 행복(幸福)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인간(人間)의 본성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것은 일생을 낭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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