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태백산 순례길에서 평화와 통일 염원해’
YWCA, ‘태백산 순례길에서 평화와 통일 염원해’
  • 채수빈
  • 승인 2019.10.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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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CA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2019년 태백산’ 마쳐
한반도 평화와 통일 위한 활동 지속할 것 다짐해
△‘YWCA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2019 태백산’ 참가자들이 1일 강원도 태백산 등반에 앞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YWCA

한국YWCA는 지난 2017년 한라산에서 시작한 평화순례 여정이 2018년 지리산을 거쳐 올해 태백산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한영수)와 서울YWCA(회장 이유림)는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태백·정선·영월 일대에서 한국YWCA 회원, 한민족디아스포라 등 총 200여 명이 참여한 ‘YWCA 한민족 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2019년 태백산’을 진행했다.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가 염원하는 평화는 한민족과 한반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약소민족이나 우리사회 외국인 정착인 들에게 우리가 경험한 차별과 억압을 되풀이하는 불평등의 악순환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유림 서울YWCA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한민족이면서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어 동아시아 평화와 상생, 한반도 통일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YWCA 창립 95주년부터 100주년까지 비전수립을 위한 기념사업인 ‘여성평화순례’는 지난 2017년 한라산을 시작으로 100주년이 되는 2022년까지 해마다 지리산, 태백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을 차례로 오르는 평화운동 프로젝트다.

특별히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북한이탈주민, 중국동포, 고려인, 재미동포 등 한민족디아스포라가 순례길에 동행해 평화통일의 주체로서 한민족 여성의 역할 인식과 연대를 공고히 했다.

30일(월)에는 쿠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헤로니모 임을 다룬 다큐 영화<헤로니모>를 상영한 후 전후석 감독과의 만남을 진행했다.

재미교포이자 코리안 디아스포라이기도 한 전 감독은 한인 정체성을 찾는 근본적 이유로 인간에 대한 사랑, 휴머니즘을 들며 “소수자로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YWCA와 전 세계 여성평화활동가들이 DMZ를 넘은 ‘2015년 세계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를 예로 디아스포라와 여성평화운동 간 교집합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여성, 디아스포라 등 비주류 간의 연대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이념을 뛰어넘는 휴머니즘은 평화의 가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정든 땅을 떠날 수밖에 없는 디아스포라의 뿌리는 고통이이지만 다양한 정체성을 탄생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또한 보편적 가치임을 강조했다.

1일(화)에는 본격적인 태백산 등반에 나서 1,560m의 천제단에 올라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여성평화기도문을 낭독했다. 이후 저녁에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여성’을 주제로 한 특강(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과 평화축제를 진행했다. 특강에서 김성경 교수는 “디아스포라의 문제는 곧 평화와 공존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디아스포라를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 날인 2일(수)에는 2019 YWCA 평화선언문을 발표하고 서울YWCA가 내년 여성평화순례를 주관할 광주YWCA에 ‘평화의 조각보’를 전달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2019 YWCA 평화선언문 전문

YWCA 평화선언문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마태복음 5장 9절)

 

오늘 한반도는 변화의 도상에 있습니다. 2018년 이루어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올해 이루어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으로 우리는 한반도 평화의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정세는 어느 때보다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으로, 오랜 전쟁의 기운을 평화의 물결로 변혁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힘과 연대가 필요한 때입니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자주와 독립, 정의와 평화 실현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던 국제적 비폭력평화운동의 의미를 기억하며, 정의·평화·생명의 가치 실현을 위한 이 시대의 절대적 사명을 되새겨 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가 단순히 남북의 안위와 번영을 구하는 것이 아니며, 동북아시아의 평화 체계를 확립하고 이 땅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임을 천명합니다. 우리의 삶은 항상 평화와 불안의 연속으로, 완전하지 못한 인간의 평화 속에서 하나님의 온전한 평화를 구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하나님의 선물이자 우리의 소명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그러나 아직 아닌’ 하나님 나라의 평화가 우리 속에 있음이 확증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미 시작된 평화, 그러나 완성되지 않은 평화를 향해, 이 순례의 길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순례는 절대자와 깊게 만나는 시간입니다. 한반도의 남단 한라부터 최북단 백두까지 순례의 길을 걷는 것은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이 곧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는 현장임을 확신하고 역사의 증언자로서 살아가겠다는 결단의 행동입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 사건에 앞서 산에 올라 피눈물로 기도했듯이 우리는 이 등정의 길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겸손히 귀 기울이고 그 부름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순례는 삶 전체에서 일어나야 함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이 아름다운 산 위에 정주하지 않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와 순례자의 삶을 살 것입니다. 매일의 삶이 순례가 되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연대의 발걸음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짐하며 아래와 같이 선언합니다.

 

1. 우리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단호히 반대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운동을 지속해나간다.

1. 우리는 남북 여성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세계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고통과 분단의 역사를 화해와 평화의 미래로 바꾸어 내기 위하여 적극 노력한다.

1. 우리는 남북 민간 차원의 상시 협의 기구 마련을 통해 다양한 민간교류 협력을 지속하며 한반도 평화의 물결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일에 적극 동참한다.

 

2019년 10월 2일

YWCA 한민족여성평화순례 ‘한라에서 백두까지’

- 2019 태백산 순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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