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관심이 한국문학으로 이어져…상승세 쉽게 안꺾일것"
"BTS 관심이 한국문학으로 이어져…상승세 쉽게 안꺾일것"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9.09.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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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 참여한 작가들. 왼쪽부터 신용목, 김숨, 김금희, 김언수, 김사인, 현기영, 김행숙, 진은영, 조해진.(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뉴스1


(예테보리=뉴스1) 이기림 기자 = "BTS(방탄소년단)에 대한 열렬한 관심 등이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의 고조로 이어지고 있어요. 스웨덴 독자들이 예테보리국제도서전을 통해 서방에서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와 매력을 가진 세계적 수준의 문학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거예요."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스웨덴 전시·회의 센터 주빈국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예테보리국제도서전이 개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사인 원장을 비롯해 도서전에 나온 소설가 현기영, 김언수, 김숨, 조해진, 김금희와 시인 김행숙, 진은영, 신용목 등 9인이 참석했다. 이들의 표정은 한껏 고무돼있었다. 한국에서 8000km 가까이 떨어진 스웨덴에서 한국문학을 선보인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실제 사람들의 반응도 뜨거웠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의 스웨덴어권 진출은 1976년 김지하 '오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김소월, 이문열, 황석영, 문정희, 황선미, 김영하, 한강, 김언수 등 작가까지 총 작품 33종이 출간됐다. 그리 많지 않은 작품이 번역된 셈이지만 이날 예테보리도서전의 인기는 엄청났다.

개막 전부터 도서전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고,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해진 작가가 "모든 행사가 거의 만석이고 많은 책이 전시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할 만큼 책은 물론이고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김사인 원장은 한국문학의 인기에 대해 "한국은 지난 100년간 전세계가 치러낸 모순과 갈등을 고통으로 치러왔다"며 "외국에선 우리 문학에 역동성을 느끼는 것 같은데, 세계적 수준의 문법, 경험과 사유의 깊이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보편성, 설득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문학은 이런 장점들을 바탕으로 세계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번역원에 한국문학을 번역하겠다고 먼저 신청하는 출판사수가 5년 사이 10배 이상 늘었다"며 "한국문학의 이런 상승기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작가들도 한국문학의 인기를 실감한 눈치였다. 그러나 즐기려고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에게 이번 도서전은 한국문학의 이정표를 재설정하는 시간이었다.

진은영 시인은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종과 달리 자기 동료에 대해 잔인함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느꼈다"며 "그 속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외국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 심각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행숙 시인은 "스웨덴에 와서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맥락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그걸 어떻게 내 문학에 적용하고 스웨덴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이런 낯선 문맥들을 통해 나와 우리 시대를 낯설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돼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현기영 소설가도 "스웨덴 국민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장 책을 안 읽는 나라 중 하나"라며 "이런 걸 배워갈 뿐만 아니라 평등 같은 문제들도 배워가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김숨 소설가는 "문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훼손된, 왜곡된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회복토록 하고,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번 도서전을 통해 문학은, 작가는 어떤 존재이고 그 역할과 가져야 할 양심, 진정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용목 시인은 "사람이 사람의 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한데 스웨덴에 와서 그게 문학이고 책을 통해 오고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며 "또한 스웨덴은 평등 정책이 잘 돼있는 국가지만 그럼에도 문학을 통해 다시 질문하는 과정이 새삼 놀라웠다"고 했다.

김금희 소설가는 "스웨덴에서도 활발했던 미투 운동이 어떤 변화를 낳았는지 질문을 받았다"며 "세계 속에서 일고 있는 중요한 흐름과 한국문단의 흐름이 일치한다는 생각을 받았다"고 했다.

글로벌시대에서 해외문학과의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김 원장은 "한반도 북부의 문학, 중국 조선족의 문학, 재외동포 문학 등을 한국문학이란 이름으로 아우를 수 있는 시야와 논리를 확보하고 지난 2000년 한반도의 문학을 새로운 시야로 돌아본다면 우리말이 세계문학에 보탤 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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