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현 목사] 정성은 하늘도 감복한다
[김고현 목사] 정성은 하늘도 감복한다
  • 채수빈
  • 승인 2019.09.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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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현 목사(한장총 총무)

“‘정성’이 없으면 사람이 경박스러워진다. 또 감사할 줄을 모른다. 이런 ‘정성’ 속에서는 모든 것이 하나로 녹아들어 무한한 사랑으로 피어난다.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는 사람은 절대 게으를 수가 없다”<좋은 글에서>

1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교회의 시무 장로는 형사 사건에 휘말려 교도소에 가게 됐다. 그때 담당 판사는 이 형사사건을 정확하게 인지했다. 그리고 이 장로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장로는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이 장로는 너무 감사해서 판사에게 조그만한 선물라도 하고 싶어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였다. 그런데 그 판사는 법원에서 강직하기로 소문이 난 사람이었다. 선물 같은 것은 문전에서 거절하기가 십상이었다.

장로 부부는 고민을 하다가 쌀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호남에서 제일가는 고장에 가서 쌀 두 가마니를 사왔다. 제일 좋은 쌀을 사온 것이다. 부부는 쌀 두가마니를 방 안에 들여 놓고, 좋은 쌀 낟알만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돌은 물론이요, 뉘(찧지 않아서 겉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채, 쌀 속에 섞여 있는 벼 알갱이)라던가, 이그러지고 떨어져 나간 성하지 않은 쌀의 낟알은 골라내고 제일 성한 알찬 쌀만 모으기 시작하였다.

밤이나 낮이나 시간이 나는 대로 장로 부부는 쌀을 고르는데 전심하여 쌀 두가마니를 마침내 한 가마니로 만들었다. 골라낸 나쁜 쌀은 자기들이 먹고 좋은 쌀은 판사에게 갖다 주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기도했다.

"주여! 저에게 은혜를 베픈 그 판사를 축복을 하옵소서. 이 쌀 낟알 하나 하나마다 저희들의 ‘정성’을 쏟았습니다. 주여! 그 판사가 받을 수 있도록 그에 마음을 움직이게 하옵소서."

남을 시키지 않고 직접 손수레에 싣고 판사의 집에 가서 쌀을 주었다. 판사가 출근하고 없는 낮에 판사 부인에게 주고 돌아 온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아침에 판사가 사람을 시켜서 그 쌀을 돌려 보냈다. 이튿날 장로 부부는 다시 쌀을 판사 집에 갖다 주었다. 그 이튿날 판사는 사람을 시켜서 쌀을 다시 돌려보냈다.

"쌀을 돌려주는데 드는 사람 품삯을 감당하기 힘드니 이제 쌀을 그만 가져오시오, 내가 당신의 ‘정성’을 아니까, 쌀을 안 보내도 됩니다. 제발 나를 괴롭히지 마시오."

이러한 편지와 함께 판사에게서 쌀이 되돌아 왔다. 이번에는 장로가 판사에게 쌀을 보내게 된 내력을 쓰고, 쌀 낟알 하나하나에 ‘정성’어린 기도가 들어있노라고 설명하였다. 며칠 후에 판사가 장로 내외를 초대하면서, 이런 ‘정성’을 물리치면 자기가 죄를 짓는 것 같아서 처음으로 선물을 받았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도 어려서 교회에 다녔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교회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지금 두사람은 선배 장로, 후배 장로 하면서 교회 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한다. 옛말에 “‘정성’이 지극하면 돌 위에도 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즉, 무슨 일이든지 온갖 힘과 ‘정성’, 성의를 다 바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달란트를 ‘정성’으로 잘 감당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는데 충직한 종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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