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도 '日반도체협회' 투자광고 철회…한일 갈등 여파
[단독] 경기도 '日반도체협회' 투자광고 철회…한일 갈등 여파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9.07.30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경기도가 오는 8월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일본의 반도체 관련 기업 대상 '도(道)내 투자' 유치 광고를 철회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부터 내년초까지 총 4회씩 '연간 홍보' 계획을 수립했던 경기도는 지난 4월에 첫 광고를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남아있는 8월, 11월과 내년 1월 등 3번의 광고는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관련 보도: [단독]日반도체 기업에 '투자 러브콜' 보낸 경기도 "난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자본 유치' 활동은 문제의 소지가 없지만 이달 초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발효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세금을 들여가며 투자유치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반도체 업계와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전날 오후 실무회의를 통해 일본반도체제조장치협회(SEAJ)가 발간하는 협회지 'SEAJ 저널(SEAJ Journal)'에 싣기로 했던 외국인 투자유치 홍보 광고를 철회하기로 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관계 부서간 실무회의를 거쳐 올해와 내년에 남아있던 3번의 잔여 광고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위탁계약 대상인 한국언론진흥재단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4월 내부 논의를 거쳐 도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와 외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일본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현지에서의 투자유치 광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국내법에 따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위탁계약을 맺고 일본내 반도체 소재 및 장비 기업 160여개사를 회원으로 둔 SEAJ의 협회지에 경기도 투자환경을 알리는 광고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계약 조건은 SEAJ가 협회지를 발간하는 시기에 맞춰 2019년 4월, 8월, 11월과 2020년 1월에 각각 한번씩 지면 광고를 내보내고 이를 위한 소요 예산은 수수료와 부가세를 포함해 1020만원으로 책정됐다.

경기도는 지난 4월에 예정됐던 첫번째 광고를 게재했다. 당시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정치적·경제적 갈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50여개 전북시민단체가 함께하는 전북평화회의 회원들이 30일 오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린 '역사왜곡·경제보복·평화위협 아베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NO 아베' 손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9.7.30/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하지만 시간이 흘러 7월이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 정부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고 지난 4일부터 본격 시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행되자마자 도내 기업 지원을 위한 '피해신고센터'를 설립하고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책 등도 내놨다. 이재명 지사는 "독과점은 경제를 망치는 불공정 행위"라며 일본에 대한 맞불 조치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경기도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중 반도체 산업의 집중도가 가장 높은 지역적 특성 때문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 548억달러(약 64조9000억원)를 기록하며 국내 반도체 수출액의 43%를 차지한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64% 가량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수원·화성·용인 등 경기도에 납부한 법인세 총액만 9100억원 이상이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시 법인지방소득세의 92% 수준인 3279억원을 냈다.

경기도가 기존에 계획했던 일본 반도체협회지 투자유치 광고를 모두 철회하기로 한 것도 이 지사 중심으로 피해 대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지방자치단체가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홍보하는 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경기도 입장에선 광고 대상과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경기도는 앞서 지난 4월 진행한 광고에 대한 대금은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언론진흥재단과 위탁계약을 맺을때 기존에 집행된 광고에 대한 비용만 내기로 했다. 이미 게재된 지난 4월 광고분에 대한 대금을 단순 계산하더라도 전체 예산의 25% 수준인 250만원 가량이 지출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경기도가 지난 4월 일본반도체제조장치협회(SEAJ) 협회지를 활용한 '외국인 투자환경' 홍보를 위해 작성한 내부 계획 문서. ©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