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통곡의 벽'에서 남녀 함께 기도할 수 있게 돼
이스라엘, '통곡의 벽'에서 남녀 함께 기도할 수 있게 돼
  • 크리스천월드
  • 승인 2016.02.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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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 정통파 유대인들 위한 남녀 혼성 기도 공간 설치 계획안 통과
 
▲유대교 여권신장 단체 '벽의 여인들'(Women of the Wall) 회원 등 여성들이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모습 ⓒWomen of Wall 홈페이지
 이스라엘 정부가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최고 성지 중 하나인 '통곡의 벽'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공식 허용하고 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통곡의 벽에 비(非) 정통파 유대인들을 위한 남녀 혼성 기도 공간을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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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보수파의 반대에도 15-5로 통과된 이 계획에 따라 기존에는 남자와 여자가 별도의 장소로 나뉘어 기도를 드려야 했던 통곡의 벽에 별도의 남녀 합동 기도 장소가 공식적으로 만들어진다. 
 
 혼성 기도 장소는 앞으로 1년여에 걸쳐 900만 달러(약 108억원)을 들여 남녀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마련된다. 
 
 이 공간은 또 이스라엘 성지법에 공식 등록되며, 정부 관리에 의해 운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동예루살렘 구(舊)시가에 있는 통곡의 벽은 과거 로마 제국에 의해 파괴된 예루살렘 성전의 잔해다. 
 
 유대인들은 이곳을 구약성서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성전 서쪽의 일부분이라고 보고 신성시해왔다. 
 
 통곡의 벽은 유대교 신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 장소이지만, 여성이 이곳에서 기도할 권리는 오랜 기간 제한을 받았다. 
 
 통곡의 벽에서 행해지는 기도 등 모든 종교의식은 초보수파(Ultra-Orthodox) 유대교 기관에서 관리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엄격한 율법 때문에 여성들은 이곳에서 기도복을 걸치고 유대교 성전을 소리 내 읽으며 기도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됐다. 
 
 현재 마련돼 있는 여성용 기도 공간도 남성에 비해 협소하다.
 
 유대교 내 개혁파들의 요구에 따라 2013년 혼성 기도 공간이 임시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공인되지 않은 장소였고 그나마 자주 문을 열지도 않았다. 
 
▲유대교 여성단체 '벽의 여인들'(Women of the Wall)이 통곡의 벽에서 기도모임을 진행하는 모습 ⓒ Women of wall

 이번 결정은 '벽의 여인들'(Women of the Wall)과 같은 유대교 여성단체가 매달 통곡의 벽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지난 27년간 꾸준히 '평등하게 기도할 권리'를 요구해온 데에서 비롯된 성과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계획안은 벽의 여인들이 제기해온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며 "유대인 모두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통곡의 벽을 둘러싼 민감한 문제를 풀고자 절충안을 택했다"고 말했다. 
 
 '벽의 여인들'은 이에 대해 "전례 없는 변화가 일어난 지극히 기쁜 날"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에서 여성의 공적인 권리와 유대 다원주의를 위한 혁명과도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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