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사태로 ‘서울동남노회 파국’
명성교회 사태로 ‘서울동남노회 파국’
  • 채수빈
  • 승인 2018.11.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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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제75회 정기노회 산회, ‘노회 분립’ 으로 가나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서울동남노회가 명성교회 세습 문제를 둘러싸고 거듭된 파행을 수습하지 못한채 ‘노회 분립’이라는 파국으로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수라장이 된 서울동남노회 제75회 정기노회는 지난 30일 오전 9시부터 명성교회 지지측과 반대측으로 양분되어 노회 시작부터 소란스러웠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로 각종 언론매체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지만, 노회측은 언론사 기자들을 매몰차게 회의장 밖으로 내쫓기 바빴다.

결국 언성이 높아지고 밀침이 계속되는 가운데, 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취재진을 모두 밖으로 내보낸 뒤 회의장 문은 굳게 닫혔고, 마치 흠석위원이라도 되는 마냥 위풍당당한 몇몇에 의해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됐다.

회의장 밖에서는 명성교회 지지측과 반대측의 산발적인 언쟁과 몸싸움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청소년들도 오고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현재 한국교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듯 안타까운 모습이 드러났다.

비공개로 진행된 제75회 정기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에 제동을 건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난 9월 통합 제103회 총회의 결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고성과 다툼으로 얼룩진 이날 정기노회는 개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 없이 산회됐다.

개회가 선언되자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회원들은 고대근 목사가 의장을 맡아 회무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고대근 목사의 사회를 받아들이는 것은 노회가 총회결의를 불복하겠다는 의미라는 이유에서다.

비대위 소속 엄대용 목사(새능교회)는 “고 목사가 사회를 진행하려면 총회 결의를 따르겠다고 미리 약속해 달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겠다면 총회법을 따르는 이들과 따르지 않는 이들이 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명성교회 측 이대희 목사(우산교회)는 “한 노회원이 ‘총회법을 지키는 사람과 안 지키는 사람이 따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면서 노회 분립안을 동의하는 한편, 현 임원은 그대로 존속시키고 폐회하기로 동의했고 몇몇 회원이 재청을 외쳤고, 의장인 고대근 목사가 동의와 재청 그리고 가부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산회’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벗어났다.

아울러 현장의 다른 노회원들도 대거 이탈해 더 이상 노회 진행은 어려웠고, “일방적인 산회”라며 받아들일 수 없었던 비대위측은 제103회 총회결의를 따르는 노회원들과 계속 회의를 이어갈 것을 종용했다.

결국 이들은 전 노회장인 엄대용 목사를 임시 사회자로 세워 현장에서 선대위를 구성해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고, 부노회장에 김동흠 목사와 어기식 장로를 각각 세우는 등 노회 정상화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명성교회 지지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미 산회를 선언해 회무가 끝난 상태에서 비대위가 소수를 중심으로 선거를 진행했기에 무효라는 입장으로 맞섰고,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명성교회 사태로 파행을 겪고 있는 서울동남노회는 어찌 됐든 노회 분립이라는 최악의 수까지도 따져야 하는 형편에 처하게 됐다.

한편 비대위 측은 “이제 세워진 노회장, 부노회장을 중심으로 노회 정상화의 과정을 밟아나갈 것이다. 서울동남노회는 예장통합 총회 소속 노회로서 총회의 결의를 따를 것”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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