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기하성여의도총회, 성폭력 가해 목사 처벌촉구”
여성단체,“기하성여의도총회, 성폭력 가해 목사 처벌촉구”
  • 채수빈
  • 승인 2018.08.3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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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책임 있는 행보’ 보여주길
△29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성폭력 목사에 대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책임 촉구 기자회견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앞에서 29일 여성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기하성 성폭력 가해 목사로 지목된 박 모 목사의 성범죄를 규탄하며, 교단의 해당 목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여성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소속 박모 목사가 19년 전 조카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단순 사직시켰다”면서 “이 목사는 지금도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 A씨는 박모 목사가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며 총회에 고소했지만, 기하성여의도총회 재판위원회는 면직 대신 도리어 강제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당시 A씨는 “가해자 만나는 게 두려워서 대면하기 싫다고 했는데, 억지로 동석하게 했다.”면서 “목사 면직을 요구했는데, 돈을 제시하며 강제로 합의를 종용했다. 이후로도 계속 박모 목사를 처벌해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징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7월 17일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언론 보도를 통해 성폭력 목회자를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8월 6일 보도된 바에 따르면,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해당 가해 목사를 제명하고, 교회를 폐쇄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가해자가 본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스스로 탈퇴 서류를 접수한 것일 뿐 징계에 의한 것이 아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가해 목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제명', '폐쇄 조치' 등의 표현을 통해 가해 목사에 대한 처벌을 한 것 마냥 언론에 밝히고 있다”며 기하성여의도총회를 비난했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기하성여의도총회는 오는 31일 총회 재판위원회를 다시 열어 박 목사 면직 건을 다뤄 박 목사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성폭력 가해 목사에 대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의 책임 있는 행보를 촉구한다!

 

교회 내 성폭력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연이어 보도되는 사건들, 성폭력 피해를 증언하는 생존자들의 목소리에도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교회 차원의 해결은 여전히 미흡한 모습이다.

2015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이하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소속 목사의 성폭력 범죄 사실에 대해 인지하였다. 피해자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은 외삼촌이 목회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고 교회에 알린 것이다.

 

피해자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한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가 본 사건을 처리한 과정은 매우 문제적이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피해자에게 '가해 목사를 미성년자 친족성폭력으로 면직시켰다', '순복음 이름으로 절대 개척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 뒤, 가해 목사를 단순 사직시켰고, 개척금까지 주며 지역에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가해 목사는 현재까지도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 피해자의 문제 제기로 열린 재판위원회는 교회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며, 그 해결 방식이 주먹구구식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재판위원회는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기는커녕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지 않은 채 재판을 진행하였다. 재판위원회 위원들은 가해자에게 사과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었다. 또한 재판위원회 위원들은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를 때리라며, 피해자에게 장우산을 주기도 하였다. 재판위원회는 이렇게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는 교회법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이미 누군가가 작성해 놓은 문서를 '합의서'라며 내놓고 피해자에게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서명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는 즉시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였음에도, 기하성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판위원회는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7일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언론 보도를 통해 성폭력 목회자를 강력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8월 6일 보도된 바에 따르면,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해당 가해 목사를 제명하고, 교회를 폐쇄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가해자가 본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스스로 탈퇴 서류를 접수한 것일 뿐 징계에 의한 것이 아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가해 목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제명', '폐쇄 조치' 등의 표현을 통해 가해 목사에 대한 처벌을 한 것 마냥 언론에 밝히고 있는 것이다.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감수성과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교회 또한 이에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8월 28일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공문을 통해 가해 목사 징계를 위한 재판위원회를 8월 31일에 소집한다고 밝혀왔다. 피해자가 문제 제기한지 3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피해자의 호소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성폭력 가해 목사에 대한 징계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본 사건 처리 과정을 철저히 검증하여, 이 과정에서 발생시킨 피해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책임자 징계를 통해 문제점을 바로잡고,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680개 단체는 본 사건에 대해 기하성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책임있는 행보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성폭력 가해 목사를 반드시 면직하라.

둘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성폭력 가해 목사의 징계 처리 과정에 대해 진상 조사하고, 책임 있는 자에 대해 징계하라.

셋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시킨 피해에 대해 피해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넷째.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성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책임 있는 행보를 보여라.

 

2018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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