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장회의 통합은 뒷전 주도권 싸움?
교단장회의 통합은 뒷전 주도권 싸움?
  • 채수빈
  • 승인 2017.12.0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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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한기연에서 한교총으로 재변경하고 제1회 총회 개최, 교계는 분란만 더해져
△한국기독교연합 제1회 총회로 시작한 이날 총회는 한국교회총연합으로 제1회 총회로 변경됐다.

통합이라는 미명아래 한국교회가 혼돈에 빠지고 있다. 거대 교단들이 서로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모습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이하 교단장회의)'의 주도로 올 1월에 출범감사예배를 드린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는 올 한해 동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과의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이었던 이영훈 목사가 정관 위반으로 직무집행 정지를 당하면서 추진동력을 잃고 한교연과의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교단장회의와 한교연은 통합 후 사용할 정관을 두고 지난달 17일까지 의견 조율에 실패해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통합의 불씨도 꺼졌다. 이에 한교연은 지난달 29일 제6-3차 실행위원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법인명을 한교연에서 한기연으로 변경하는 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장회의는 이날 제1회 정기총회를 열고 단체명을 한교총으로 재변경해 거대 연합단체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날 참석한 교단은 창립총회 당시 참여한 45개 교단보다 15개 교단이 줄어든 30개 교단이었다.

이날 정기총회가 열린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는 행사 시작 당시만 해도 '한국기독교연합 제1회 총회'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3부 회의에서 정관을 채택하면서 수정하는 과정에서 명칭을 '한국기독교연합'에서 '한국교회총연합'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마치 사전에 계획된 수순이었다는듯이 기념사진 촬영 순서가 되자 현수막을 ‘한국교회총연합 제1회 총회'라고 인쇄된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단체 명칭과 관련해서는 흥미로운 점이 또 있다. 지난달 29일 한교연은 법인명을 한기연으로 변경하기로 결의하고 이달 1일 '사)한국기독교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외 총회 총대 일동'명의로 '한국교회 앞에 드리는 글'까지 발표하며 거대 교단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합 사업에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나 이날 선출한 신임회장을 비롯한 임원 중 상임회장단에 현 한교연 대표회장인 정서영 목사(예장 합동개혁 총회장)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서영 목사의 한교연 대표회장의 임기는 이날이 마지막이다. 한교연은 6일 제7회 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회장을 선출한다. 

이날 선출된 한교총 제1회기 임원으로는 ▲공동대표회장에 전계헌(예장합동), 최기학(예장통합), 전명구(기감), 이영훈(기하성여의도) ▲상임회장에 교세에 따라 유충국(예장대신), 정서영(예장합동개혁), 신상범(기성), 김상석(예장고신), 안희묵(기침), 조광표(예장개혁), 김원교(예성), 박삼열(예장합신), 정동균(기하성서대문), 김영희(예장합동중앙), 김영수(나사렛성결), 신조광(그교협) 목사 등이다. 나머지 교단 총회장들은 그대로 공동회장에 임명됐다.

이들은 향후 ▲종교인 과세 정책에 따른 공동 대응 ▲평창동계올림픽 봉사단(전도단) 운영 ▲동성애 등 기독교가 당면한 사회문제 대응 ▲재해지역 복구에 구호 지원활동 전개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개혁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WCC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피켓시위를 하며 NCCK에 가입한 교단들과의 통합을 반대했다.

한편, 행사장 밖에서는 WCC에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며 합동과 고신 등 보수 교단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시위자 중 한명은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행사장에 난입해 WCC를 지지하는 통합교단 등과의 통합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다시 못밖는 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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